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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치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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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12 21:59 With Classic
 내가 들어본 클래식 곡 중 가장 '조울증적'인 곡을 꼽아보라면 그중 최고는 차이코프스키의 교향곡 6번, '비창 Pathetique'를 꼽을 수 있다. 1악장부터 사람을 놀래키게 만들고 2, 3악장에서 분위기를 한껏 띄워 3악장 끝날때에는 청중의 박수갈채를 아주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낚시성마저 짙은;; 하지만 4악장에서는 끝이 보이지 않는 침울함 속으로 우리를 끌고 들어가 그냥 놔버리는, 한 마디로 나몰라라 식의 곡이다. 물론 이런 뒤죽박죽 구성이 곡의 분위기와 표제를 최대한으로 끌어올리는 좋은 요소가 된다.

 백조의 호수, 호두까기 인형, 잠자는 숲속의 미녀(디즈니 애니메이션을 생각하진 마라...원래 발레곡이 원작이니;;)같은 감수성을 지극히 자극하는 곡을 빼고, 피아노 협주곡 1번이나 1812년 서곡, 슬라브 행진곡 같은 지극히 러시아적인 곡이나, 앞서 언급했던 교향곡들을 들어 본 후에, 바이올린 협주곡을 듣는다면, 이게 과연  차이코프스키의 곡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생길 것이다. 물론 안 생기면 어쩔수 있나;; ㅋㅋ

 살아 생전 작곡한 많은 곡들 중, 바이올린 협주곡이 하나밖에 없다는 것도 이상하지만...이 정도의 퀄리티와 포스를 내뿜는 곡을 듣고 있자면, '어설픈 몇개보다 확실한 하나가 낫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솔로 바이올린의 균형감각과 오케스트라의 뒷받침, 지휘자의 리딩이 조화를 이루어야만 하는...최고의 곡 중 하나.

 유명한 바이올린 협주곡이 차이코프스키와 멘델스존, 베토벤, 브루흐가 각각 작곡한 곡들인데,(물론 그 외 좋은 작품도 많다. 대중성을 중심으로 언급함) 그 중에서 최고는 단연 차이코프스키의 작품이 아닐까? 개인적으로는 청중을 쥐락펴락하는 차이코프스키의 카리스마 그 자체를 느낄 수 있는, 작곡가 최고의 작품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러시아적'인 맛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도 남을, 엄청난 서정성이 자리하고 있다. 절대 아깝지 않을, 차이코프스키답지 않은 환희가 자리하고 있는 그런 곡. 최고 명곡 중 하나가 아닐까.



EUGENE ORMANDY, ITZAK PERMAN
PHILADELPHIA ORCHESTRA
TCHAIKOVSKY - VIOLIN CONCERTO, MOVEMENT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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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더치옹
2009.08.08 01:49 With Classic
언젠가 라디오에서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클래식에 대한 설문조사를 이야기해 준 적이 있었다. 1위가 바로 비발디의 사계였는데, 사계는 누가 언제 들어도 매력을 가질 만한, 월드와이드 베스트셀러가 확실하다. 클래식을 모르는 사람들도 비발디의 사계 정도는 다 아니...ㅋㅋ 이름이 외우기도 쉽고.

내 첫번째 사계 앨범은 장영주와 오르페우스 챔버 오케스트라가 협연한 EMI의 신보였다. 큰 포스터도 얻어서 내 책장 위에 잘 장식되어 있다. 의외로 파워풀한 연주에 놀라며 한동안 꾸준히 들었던 적이 있다.


두 번째로 들었던 앨범은 안네-소피 무터와 카라얀, 베를린 필하모닉이 협연한 연주다. 몇 가지의 버전이 있지만 내가 첨 들은 것은 DVD Rip 파일이었고...영상을 따로 구해서 봤다. 하지만 이름값에 비해 내가 받은 느낌은 평범하다는 것 밖에는 없었다. 처음 클래식을 듣는 사람들에게는 추천해줄만한, 그런 연주 정도? (아래 연주는 빈 필과의 협연)


세번째는 동빈이한테 받은 파비오 비온디와 유로파 갈란테가 협연한 앨범이다. 이 앨범을 기점으로 사계에 대한 내 평가가 달라지지 않았나 싶다. 그전까지 사계에 대한 내 이미지는 바로크 시대의 음악을 벗어나지 못한 실내악 수준이라고 생각했지만, 파비오 비온디의 연주는 그야말로 열정이 넘치는, 관현악단을 방불케 하는 스케일을 가진 그런 곡이었다. 컬쳐 쇼크라고 하면 좀 오버스러울진 몰라도, 비발디도 다시 보게 된 앨범이라고나 할까?


마지막으로...내가 구입한 두 번째 사계 앨범인 쥴리아노 카르미뇰라와 마르카 합주단의 사계가 있다. 처음 듣는 순간부터 마기막까지 한번도 집중하지 않은 적이 없을 만한...그런 앨범이었다. 내가 많은 음반을 구입해서 듣곤 하지만, 이런 충격을 준 앨범은 요 근래 처음이라고 할 만한 수준이다. 음질도 최고급이고, 비발디의 현악곡들이 다수 수록되어 있는 3CD 구성도 참 마음에 든다. 동일한 음원을 발매한 타 음반은 사계만 들어 있고 가격은 거의 비슷하니 훨씬 이득일듯 하다;


가장 기초적인 것에 가장 심오한 진리가 숨어 있다는 이야기를 가끔 듣곤 한다. 클래식 팬으로서 가장 기초적인 곡이긴 하지만 들으면 들을수록 빨려들어가게 되는 그런 맛이 있다. 즐겁다. 특히 겨울 1악장과 여름 3악장은 탄성이 나올 만한 수준이다. 강추.

PS) 쥴리아노 카르미뇰라가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하다면 : http://flyingdutch.tistory.com/entry/Bach-Brandenburg-Concertos-with-Orchestra-Mozart-Claudio-Abbado 를 참고할 것!(이 양반은 오케스트라 모차르트의 멤버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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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더치옹
2009.06.28 21:21 With Classic
베토벤의 아홉가지 교향곡은 나름대로 개성이 다 독특하고, 널리 연주되며, 사랑받는 작품이지만, 특히 홀수 라인 - 3번 '에로이카', 5번, 7번, 9번 '합창' - 이 유명하다. 물론 짝수 라인 곡들 중 6번 '전원' 과 8번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7번과 9번을 가장 좋아하지만.

'영웅교향곡'으로 불리는 베토벤의 3번은 원래 나폴레옹에게 헌정될 의도로 쓰여진 곡이다. 곡 표지부분에 '보나파르트'라는 이름이 쓰여져 있었지만, 나폴레옹의 유럽 침공 이후 그에게 실망한 베토벤은 새 표지로 바꾸었고 결국 '에로이카'라는 이름으로만 불리게 된다.

웅장함과 장엄함으로 따지자면 베토벤의 교향곡들 중 수위를 달릴만한 작품이다.

여러 지휘자의 곡들 들어봤지만, 아직까지는 하이팅크의 작품이 가장 마음에 든다. 공짜로 받아서-_-;;그런가??


네덜란드 RADIO 4에서 하이팅크 기념으로 3개의 앨범을 무료 배포했는데, 그 중 두번째 음반이다. 실제 라이브로 한번은 들어보고 싶은 그런 곡. 솔로인생이 길어지다보니 음악회를 가는 숫자는 비례해서 올라간다. 이걸 좋아해야되나 말아야되나. ㅎㅎ

근데 왜 맨날 두장씩 예매를 해두는걸까....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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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더치옹
2009.05.13 23:31 With Classic


베를리오즈 - 환상교향곡 / 바스티유 오페라 오케스트라 / 정명훈

드보르작 - 교향곡 8번, 9번 ' 신세계로부터'/ 베를린 필하모닉 / 라파엘 쿠벨릭

포레 - 레퀴엠 /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 / 카를로 마리아 쥴리니

말러 - 교향곡 6번 '비극적' / 베를린 필하모닉 / 클라우디오 아바도

메시앙 - 투랑갈릴라 교향곡 / 바스티유 오페라 오케스트라 / 정명훈

모차르트 - 후기 교향곡집 / 빈 필하모닉 / 레너드 번스타인

오르프 - 카르미나 부라나 / 베를린 도이치 오페라 합창단과 오케스트라 / 오이겐 요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 영웅의 생애 / 베를린 필하모닉 /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슈베르트 - 교향곡 8번 '미완성', 교향곡 9번 '더 그레이트' / 베를린 필하모닉 /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슈베르트 - 아르페지오네 소나타, 슈만 - 5개의 민요풍의 소품, 드뷔시 - 첼로 소나타 / 므스티슬라브 로스트로포비치, 벤자민 브리튼

쇼스타코비치 - 재즈 앨범 / 로얄 콘서트헤보우 오케스트라 / 리카르도 샤이

마르타 아르헤리치 - 데뷔 리사이틀

로시니 - 스타바트 마테르 / 빈 필하모닉 / 정명훈

베토벤 - 교향곡 9번 '합창', 에그몬트 서곡 / 베를린 필하모닉 / 페렌크 프리차이

나의 지름신은 언제쯤 멈출 것인가.
그래도 행복하다.
마음은 부자가 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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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더치옹
2009.03.12 21:59 With Classic
요즘은 크게 사고 싶은 것도 없고...다 듣지 못한 음반들을 들어보자는 주의였는지라 음반 구입을 자제하고 있었다. 물론 클래식 위주의 음악을 좀 탈피하고자 다른 것들도 많이 들었으니...하지만 정말 사고 싶던 음반들을 좀 구입했다. 내가 내 스스로에게 주는 생일 선물이랄까?

1. Mahler - Symphony No. 8 'Symphony of a Thousand'
Berliner Philharmoniker
Claudio Abbado

난 스스로 내가 말러리안이 절대 되지 못함을 잘 알고 있다. 듣는 곡이 별로 없기도 하고...내 분위기에는 잘 맞지 않는다. 5번, 6번 '비극적', 8번 '천인', 9번이 그나마 자주 듣는 곡들이다. 그 중에서도 8번은 내가 가장 자주 듣는 말러의 교향곡이다.

3가지의 앨범을 갖고 있다. 게오르그 솔티가 지휘한 데카판(이건 뭐 거의 바이블이나 마찬가지), 레너드 번스타인과 빈필의 DG판, 또 레너드 번스타인과 뉴욕필의 소니판이다. 물론 CD는 하나도 없다! 다 여기저기서 구걸해서 받은 파일들이니...하지만 꼭 한장 갖고 싶던 말러의 8번은 바로 이것, 클라우디오 아바도와 베를린 필의 1994년 연주였다. 가격도 비쌀뿐만 아니라, 음질 역시 훌륭하다는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무슨 신기술을 적용했다고 하는데 자세한건 잘 모르겠다. 궁금하면 검색을 ㄱㄱㄱ!  아마도 자켓을 보니 실황녹음 같은데, 정말이지 기대되는 앨범이다. 그리고 정말 갖고 싶던 앨범을 가지게 되어서 너무 기쁘다.

2. Haydn - Die Schöpfung, Berliner Philharmoniker, Herbert von Karajan

하이든의 대표작 중 하나인 '천지창조' 이다. 사실 지금까지 제목만 들어봤지 이번이 첫번째 청음이 될 것이다. 과연 어떤 분위기의 오라토리오일지...헨델의 메시아를 들어 봤으니 대강 짐작은 하겠지만, 하이든의 오라토리오는 짐작할 수가 없다.

개인적으로 하이든이라는 작곡가를 좋아한다. 괴팍하고 유별났던 여느 작곡가들과는 달리 하이든은 주변사람들에게 친절하고 성격 좋은 작곡가로 평가받는다. 별명도 '파파 하이든'일 정도로. 하이든이 천지창조를 작곡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헨델의 메시아였다. 헨델의 추모행사에서 메시아를 듣고 난 후, 그는 헨델을 존경하게 되고 메시아와 같은 오라토리오를 작곡하는데 몰두하게 된다. 그 결과, 하이든 역시 천지창조라는 걸작을 완성시키게 된다.

하이든은 각 곡을 마칠때마다 '하느님께 영광을'(Laus Deo)라고 써 넣음으로서 신께 그의 마음을 표현하였다. 곡 자체가 천지창조였으니 그럴만도 하다고 생각한다. 하이든이 죽기 1년 전, 그가 참석하는 마지막 공연에서 휠체어에 탄 하이든을 보고 관중들이 엄청난 환호로 그를 맞이하였다.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환호를 하느님께 돌리며 모든 것은 신으로부터 왔다고 하는 일화를 남기기도 하였다. 그 공연 역시 천지창조였다. 이러나 저러나...하이든을 언급할 때 꼭 빠지지 않는 곡임엔 틀림없다.

3. Haydn - String Quartets, Medici String Quartet

하이든의 또 하나 대표작을 꼽으라면 현악 4중주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이것 역시 들어본 적이 없다. 하이든과는 별로 친하지 않아서 그런지, 헨델과 하이든의 곡은 아직도 접근성이 떨어지는 편이다. 하지만 이 현악 4중주 역시 대표곡으로 평가받고 있고, 추천도 많이 들어왔다. 메디치 현악 4중주단이 연주했는데, 자세한 정보는 잘 알지 못한다. 한번 들어보면 무슨 평가를 내릴 수 있을것 같다.














4. Tchaikovsky - Symphony No. 4, No. 5, No. 6 'Pathétique', Leningrad Philharmonic Orchestra
Evgeny Mravinsky

이 앨범 역시 꼭 사야지 사야지 하다가 미뤄왔던 앨범이다. 사실 구하려던 것은 원판이었지만, 원판은 값도 너무 비싸고...새 앨범을 구하기도 힘들었다. 역시나  DG에서 리마스터링 앨범이 나왔고, 얼씨구나 하고 구하게 되었다. 사실 출시된지도 몰랐다가 아오리님이 올려주신 정보를 보고 알게 되었다. 차이코프스키 후기 교향곡집은 몇개가 있지만, 난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앨범이 바로 이것이다. 므라빈스키의 카리스마와 군대와 같이 잘 훈련된 레닌그라드 필의 연주를 맛볼 수 있다. 특히 6번 '비창'의 1악장에서 들리는 트럼펫 소리가 너무나 좋다. 다른 지휘자들은 절대 그 소리를 내지 못할 것이다. 적어도 지금까지 들어본 웬만한 지휘자들은 다들 그랬다. 하지만 므라빈스키는 그 음을 표현해냈다. 높고 곧게, 앙칼지지만 슬프게 들리는 트럼펫 소리가 너무나 좋다.

독특하게도 이번에 산 앨범들은 다 2CD다. 근데 한장짜리 앨범과 가격차이가 없다. 물론 말러의 앨범은 3만원이 넘는 가격이지만 ㅡ.ㅡ 당분간은 이 앨범들로 머릿속이 풍요로워질것 같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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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더치옹
2009.03.05 22:56 With Classic
요즘들어 클래식을 의도적으로 많이 듣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클래식이 싫어졌다기 보단 치중된 음악구조를 좀 균형적으로 돌리려는 하나의 작은 의도랄까. 물론 그 '균형' 이라는 단어 자체에 무수히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긴 하지만, 확실히 예전보다 스웨이드 같은 브릿 락 밴드나 펫 샵 보이즈 같은 신스팝 앨범도 꽤나 자주 듣곤 한다. 참고로 오늘은 브렛 앤더슨의 Wilderness 앨범을 들어봤는데, 스웨이드 시절의 멜로디가 나오지 않아 좀 아쉬웠다.

그러는 와중에도 구하고 싶은 클래식 음반에 대한 욕구는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특히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전집을 하나 구하고 싶었는데 얼마 전 이 전집을 구하게 되었다. 8장짜리 박스셋이고, 역시나 콜렉터스 에디션의 냄새가 물씬 풍기지만 뭐 어떠랴, 예전에 나온 빌헬름 켐프의 베토벤 소나타 전곡집은 비싸서 엄두를 못 낼 지경이고 그나마 물량도 없으니 이걸 사야지.

독일계 피아니스트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이 이 사람, 빌헬름 켐프이다. 피아니스트 중 딱 가장 좋아하는 한명을 꼽으라면 난 세 명 중에 한명을 꼽아야 하는데, 그 중 한명이 바로 이 사람이다. 나머지 두 명이 궁금한가? 글렌 굴드와 마르타 아르헤리치이다.

확실히 같은 곡이라도 글렌 굴드와 빌헬름 켐프의 연주는 너무나도 큰 차이를 보여준다. 두 곡을 놓고 비교를 해 보았다.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14번 'Moonlight' 와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이다. 정말 누가 들어도 확연히 다른 연주 스타일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누가 틀리고 누가 옳다고 말할 수 없는...그런 각자의 매력을 뿜어내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베토벤은 켐프, 바흐는 굴드의 손을 들어주고 싶지만.

Wilhelm Kempff


독일에서 태어난 빌헬름 켐프가 들려주는 베토벤이 훨씬 더 정석적이고 안정적으로 들리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 그의 연주를 마냥 정석적이고 긴장감이 없다고 표현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피아노라는 악기 자체가, 그가 연주하는 곡 자체가 그에게 큰 모험을 하지 않도록 주문하는 것일수도 있으니까. 어떻게 보면 험한 자갈밭길을 걸어가는 느낌이라기보다 곧게 뻗은 푹신한 잔디밭을 걸어가는 느낌을 주니까. 그런 안정감있는 면이 켐프의 최대 강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이러나 저러나 앨범 자체로 봐서는 나무랄 데 없고, 좋아하는 연주자의 음반을 구입해서 아주 만족스럽다. 스테레오 앨범이라 더욱 더.

베토벤의 소나타를 잠시 접어 두고 싶을때는 베를리오즈의 환상교향곡을 꺼내 들어본다. 필립스에서 나온 이 앨범은 원판으로 아버지가 구입하신 걸 리핑해서 듣고 있는 중이다. 이 앨범이 PHILIPS THE ORIGINALS (유니버셜계열인 도이치 그라모폰, 데카, 필립스는 복각판 리마스터링 앨범에 다 THE ORIGINALS를 붙여서 판매한다. 저 삐뚤어진 앨범자켓과 같은 디자인을 갖고) 로 나올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이렇게 나오니 반갑기도 하다. 그래도 저 앨범 자켓은 아직도 좀 웃긴다. 환상교향곡이지만 뭐 저런 내용을 담고 있진 않으니...

콜린 데이비스 경은 어떻게 보면 '무장점의 장점'을 갖고 있는 지휘자일지도 모르겠다. 큰 장점은 없지만 단점도 없는, 평균 이상의 그런 지휘자라고 할까. 그리고 푸르트벵글러부터 래틀까지, 클래식 지휘자의 계보에서 큰 획을 그은 사람은 아니지만, 빠질 수는 없는, 그런 사람이다. 한가지 확실한 점은 적어도 베를리오즈에 있어서 콜린 데이비스를 따라갈 사람은 없어 보인다는 점이다. '베를리오즈의 가장 친한 친구' 라는 별명까지 얻을 정도면 말 다한거 아닌가. 확실히 베를리오즈의 앨범을 검색하다 보면 가장 자주 나오는 이름은 콜린 데이비스이다.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상임을 오랫동안 맡으면서 많은 명곡들을 레코딩했고, 어떤 작품이던지 평균 이상은 하는, 믿고 구입할 수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내곤 했다. 모차르트나 베토벤, 스트라빈스키같은 현대음악까지 어느 작품이나 무난히 소화할 수 있는, 그의 넓은 레퍼토리를 보면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Sir. Colin Davis with London Symphony Orchestra



이미 세상을 떠난 빌헬름 켐프의 연주는 음반과 영상물로밖에 접할 수 없게 되었지만 콜린 데이비스, 클라우디오 아바도, 니콜라우스 아르농쿠르의 지휘는 꼭 한번 라이브로 들어보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다. 하지만 언제 그 꿈을 이룰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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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더치옹
2009.02.14 01:24 With Classic


글렌 굴드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피아니스트 중의 한명이다. 물론 굴드는 그의 피아노 실력 만큼이나 거창한 기행으로도 유명하다. 어떻게 보면 그를 유명하게 만든 것은 그의 독특함 때문이 아니었을까.

병어 걸리는 것이 무서워 사람이 많이 있는 곳엔 가지 않았고, 결혼도 하지 않았으며, 의사 수준의 의학 지식을 외우고 다녔던 글렌 굴드. 그리고 그는 한여름에도 코트를 입고 장갑을 끼고 다니는 기인이었다. 그리고 '위대한 피아니스트' 였음에도 연주회를 기피하는 독특한 취향까지 가지고 있었다. 그 덕분에 우리는 더욱 많은 음반을 감상할 수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사실 글렌 굴드는 바흐로 가장 유명하다고 할 수 있다. 그의 녹음을 봐도 바흐의 녹음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그의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는 하나의 전환점으로 여겨질 만한 녹음이라고 생각된다. 여타 다른 베토벤 소나타와는 다른, 그렇다고 정격을 크게 벗어나지도 않은 그의 베토벤은 정말이지 최고조의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가장 유명한 두 곡, 8번 '비창' 과 14번 '월광' 정도만 들어봐도 그의 베토벤이 얼마나 독특한 지를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정격연주로 평가받는 빌헬름 켐프의 그것과 비교해 보라. 하지만 굴드의 연주는 최고의 긴장감을 선사한다. 그리고 화끈하다.

글렌 굴드의 이런 녹음을 들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어쩌면 행운일지도 모르겠다.

베토벤은 굴드의 연주를 어떻게 평가할지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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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더치옹
2008.12.27 18:04 With Classic

 크리스마스에는 호두까기 인형, 겨울에는 푸치니의 라 보엠(La Boheme)을 꼭 봐야 하는건 아니다. 나도 호두까기 인형을 본 적이 없고 (사실 스토리도 잘 모르겠다) 라 보엠을 볼 계획도 없다. 난 푸치니의 오페라와는 잘 맞지 않는것 같다. 하지만 연말에 베토벤 9번을 들으러 가는 것은 꼭 지키고자 하는 하나의 작은 연간 목표 정도이다. 그리고 올해도 어김없이 그 목표를 달성했다.

 사실 KBS교향악단, 서울시향의 공연을 예매하지 못해서 엄청 안타까웠다. 작년에는 동빈이랑 KBS 교향악단의 연주를 보러 갔었기 떄문에 올해는 서울시향의 연주를 감상해 보고 싶었지만, 티켓은 이미 매진이었다. what the fuck. 그래서 집에서 카랸 DVD라도 혼자 봐야하나 싶었지만 강남 심포니가 송년연주회로 역시나 베토벤 9번을 공연한다는걸 알게 되었고, 얼씨구나 하고 티켓을 예매하였다. S석인데 1만원이라는 놀라운 가격과 함께. 십만원이 아니다. 일만원이다. 공연이 끝나고 나오면서 솔직히 만원 주고 보기엔 미안할 정도의 공연이라는 느낌까지 받았으니...전체적으로는 만족할만한 공연이었다.

 1부에 나온 합창 환상곡은 처음 접해보는 곡이었는데, 피아노 솔로와 합창이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괜찮은 곡이었다. 구해서 한번정도 더 들어봐야겠다. 하지만 메인은 역시 2부인 베토벤 9번. 전체적으로 현악기보단 관악기의 파워가 좀 딸려서 아쉬웠다. 난 앞에서 3번째줄에 앉았는데 제2바이올린 파트 앞이라 그렇게 들렸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관악기가 치고 나와야할 부분에서 몇 번이나 치고 나오질 못한걸 들으니 약간은 아쉬웠다. 하지만 대조적으로 악장(Konzertmeister)이 이끄는 제1바이올린의 파워는 대단했다. 오케스트라를 거의 압도하는 듯한 박력을 선사해 주었다.

 재미있는 일도 몇가지 있었다. 1악장 중간쯤 마에스트로 서현석씨가 지휘 도중 지휘봉을 놓친 것, 그리고 4악장 중간쯤 어떤 분이 엄청 큰 소리로 재채기를 했다. 정말 콘서트홀이 울릴 정도로 크게. 솔직히 좀 개매너라는 생각을 했다. 입막고 재채기하는 기본 예의도 모르나 ㅡ.ㅡ

 고클에선 공연 후 서현석씨가 강남구청장장과 구청에 감사인사를 한 것을 두고 말들이 많다. 근데 난 문제될게 없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구립 오케스트라이고 그 책임자는 구청장인데, 송년음악회에서 참석한 구청장 일어나라고 해서 인사하고 박수 한번 쳐주는게 그렇게 꼴뵈기 싫은지 원. 푸르트벵글러가 '우리 음악가들은 정치에 관여해서는 안되네' 라고 말했지만 이건 단순히 후원에 대한 문제이고, 조직의 우두머리에게 보내는 인사 정도로 해석할 수 있지 않을까?서울시향 송년음악회에 서울시장이 참석해서 인사하고 박수받았다고 하면 그것도 문제가 될까? 사실 난 강남 심포니같은 구립 심포니가 이정도 실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도 놀랍지만, 이렇게 싼 가격으로 공연을 할 수 있다는 것도 놀랍다. 인정하기 싫지만 예술은 돈이 후원되지 않으면 독자생존하기 힘들다. 후원자에게 그정도 인사를 보내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예의가 아닐까. 거기서 뭐 다음 선거 한표 부탁드립니다 이런 멘트를 날린것도 아니고.

 어찌 되었던, 베토벤 9번을 보고 나니 올해도 다 갔다는 느낌이 든다. 이제 드디어 스물아홉살이 되는구나. 울고싶다....는 아니지만, 한해한해 나이가 들어가면서 머리가 굳지 않기, 틀에 박혀서 살지 않는걸 목표로 하는데, 꾸준히 잘 이루어지길 바란다. 그리고 모든 이들에게 평화를.

 PS) 여자랑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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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더치옹
2008.12.24 01:47 With Classic


DVD Cover

Opening Scene

Orchestra Mozart

Condutor : Claudio Abbado

Teatro Municipale Romolo Valli in Reggio Emilia, Italy, Live

Claudio Abbado

Scene of Concerto No. 1, Movement 1

Scene of Concerto No. 4, Movement 2

Principal Violin : Giuliano Carmignola

Cello : Mario Brunello

Harpsichord : Ottavio Dantone

First Violin : Lorenza Borrani

 

 현존하는 지휘자 중, 클라우디오 아바도를 능가할 사람은 없다고 단언할 수 있을까? 물론 이 마에스트로에게 많은 경쟁자들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 베를린 필의 사이먼 래틀, 로얄 콘서트헤보우의 마리스 얀손스, 저 멀리 미국의 제임스 레바인, 가까이는 서울시향의 음악감독을 맡고 있는 정명훈까지. 모두 다 그의 경쟁자일 것이다. 하지만 단언컨대 현재의 커리어로 아바도를 능가하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다.

 아직까지도 최고의 자리에 서 있는 아바도이지만, 그에게도 바흐와 헨델로 대변되는 바로크 시대의 음악을 기대하기는 힘들었다. 많은 레코딩들이 증명하듯, 그의 녹음들과 공연들은 모차르트, 베토벤 이후의 고전파와 낭만파, 그리고 말러에 집중되어 있다. 특히 아바도는 말러의 해석에 있어 브루노 발터, 레너드 번스타인 이후 클래식 역사에 새로운 한 획을 그은 지휘자로 기억될 만 하다. 그런 아바도이기에, 이번에 나온 바흐의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전곡 실황 DVD는 아직까지도 그의 도전의식을 엿볼 수 있는 좋은 자료가 된다.

 개인적으로도 가장 좋아하는 곡 중의 하나이지만, 네빌 마리너와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의 연주에 익숙해진 나에게도 클라우디오 아바도의 도전은 신선하게 느껴졌다. 과연 어떤 음악을 선사해 줄 것인가 - 라는, 포장을 벗기고, DVD 트레이에 디스크를 넣을 때 까지 두근거리고 흥분되는 마음은 1번 1악장이 시작되면서 해소되었다.. 5.1 채널 DVD의 영향도 없지 않아 있겠지만, 클라우디오 아바도 특유의 적당히 빠른 템포와 무겁게 처지지 않는 분위기는 바로크 시대의 원전을 100%  해석해내지는 못하더라도 100점 만점을 주고 싶은 느낌이었다. 개인적으로 바로크 시대의 곡들을 느리거나, 처지게 연주하는 것은 상당히 안 좋은 선택이라고 믿는다. 작곡가 바흐 역시, 쾨텐 시절 브란덴부르크 대공 루드비히에게 이 곡을 헌정하면서 장송곡 풍으로 이 곡을 작곡하지는 않았을 테니 말이다.

 실제로 곡을 연주한 오케스트라 모차르트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을 수도 없겠다. 클라우디오 아바도는 말년에 후학들을 양성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결실 중의 하나가 이 오케스트라 모차르트이고, 이 곳에는 이탈리아인들이 대거 포진되어 있다. 몇몇 솔리스트들은 예전에 아바도와 함꼐 협연한 적도 있던 사람들이었다. 이름 그대로 처음에는 주로 모차르트의 곡들을 연주하였으나, 최근에는 하이든, 베토벤 등의 빈 고전파, 현대음악까지 다양한 시대의 곡들을 연주하고 있다고 한다.

 다시 개인적인 이야기로 돌아가서, 아바도라는 이름은 나에게 그 어떤 지휘자보다 각별한 편이다. 처음 클래식을 좋아하던 시절부터 좋아하던 지휘자가 여럿 있었으나 나에게 결론은 아바도였다. 그리고 바흐의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게다가 아바도의 바흐를 들어볼 기회는 그다지 많지 않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라이브 영상물. 비록 한 장의 DVD지만, 25,000원의 가치는 충분히 한다고 생각한다.

 쉴 새 없이 전곡을 다 감상하였고, 아직도 그 여운이 남아 있는듯 하다. 바흐의 가장 행복했던 시기에 작곡된 곡이기에 더욱 힘이 넘치고 즐거움이 묻어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바흐가 시도한 6가지의 악기 구성이 결국 고전파 시대에 가서 대편성 관현악이라는 열매로 결실을 맺게 되었다. 바흐의 기초가 없었더라면 아마 클래식은 영원히 소편성의 실내악에 머물렀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잠깐 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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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더치옹
2008.11.26 23:48 With Classic

도이치 그라모폰에서 카라얀 심포니 에디션이 발매되었습니다. 사실 카라얀은 도이치 그라모폰의 핵심이자 얼굴이죠. 도이치 그라모폰에 엄청난 수익을 남겨주고 간 카라얀이지만, 아직도 도이치 그라모폰은 카라얀에게 우려 먹을 게 남았나 봅니다.

사실 이 박스셋이 발매되기 전에, 이 안에 들은 구성들이 작곡가별로 발매된다는 소문이 있었습니다. 저느 개인적으로 슈만과 브루크너를 구매하려고 생각중이었는데, 웬걸요..다 묶어서 나와버렸습니다. 그것도 38장의 CD라는 엄청난 양에 68,000원이라는 믿기지 않는 가격. 미공개 음원 (소수지만) 포함되어 있는데다가 전 곡이 베를린 필과 연주한 70~80년대 녹음들이죠. 한마디로 땡 잡았다는 느낌이에요.

카랴얀의 녹음은 보통 60년대, 70년대, 80년대로 나누곤 합니다. 사람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파워풀함은 60년대,  원숙미는 80년대 녹음이 가장 좋다고 봅니다. 70년대는 이 두 가지가 적절하게 조화된 시기이지요. 그래서 전 개인적으로 카라얀의 70년대 녹음들을 주로 듣곤 합니다. 물론 60년대 녹음이나 80년대 녹음이 더 좋은 경우도 많습니다. 베토벤 교향곡 전집 시리즈 같은 건 80년대 녹음이 제일 좋더군요^^

뭐 각설하고, 이쨌든 38장이라는 구성을 68,000원이라는 가격에 (전 적립금 쿠폰 신공 등등을 써서 59,000원에 구입;) 판매한다는게 좋기도 하지만 어떻게 보면 좀 서글프기도 합니다. 내가 과연 이 가격을 주고 이걸 사야되나. 너무 날로 먹는게 아닌가, 음반시장이 불황은 불황인가보다 등등 많은 생각이 들어요. 하지만 일단은 지르고 보자는 심산; 후후후. 어쩌면 한정판이라는 광고문구에 낚인걸지도 모르겠습니다.ㅋㅋ (지금 보니 아마존에선 89.99달러에 파네요. 지금 달러환율을 생각하면 이건 축복일지도 모르겠습니다.)

Karajan Symphony Edition - Box Front



Karajan Symphony Edition - Box Side



Karajan Symphony Edition - Box Rear



Karajan Symphony Edition - inner Box



기본적으로 베토벤, 모차르트 후기, 하이든, 멘델스존, 슈만, 브루크너, 차이코프스키, 브람스의 교향곡 전곡이 수록되어 있고, 약간의 서곡들과 변주곡들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Beethoven Symphnies & overtures (Egmont Overture, Leonore Overture, Fidelio Overture, Coriolan Overture, The Creatures of Prometheus Overture, The Ruins of Athens Overture)



Brahms Symphnies & Tragic Overture, Variations on a theme by Haydn



Bruckner Symphonies


Haydn Symphonies Nos. 82 ~ 87 (the Paris Symphonies), Symphonies Nos. 93 ~ 104 (the London Symphonies)


Mendelssohn Symphonies

 

Mozart Symphonies Nos. 29, 32, 33, 35 'Haffner', 36 'Linz', 37, 38 'Prague', 39, 40, 41 'Jupiter'

 

Schumann Symphonies & Overture, Scherzo, and Finale & Symphony No. 4 (1987 recording with Wiener Philharmoniker)

 

Tchaikovsky Symphonies

 

정말이지 요근래 구입한 그 어떤 제품보다 구성 하나로는 따라올 제품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박스셋이다 보니 븍클릿이라던지 각 CD 케이스같은건 허접하지만...소장용으로 이 정도 구성은 무리 없다고 생각이 들어요. 특히 카라얀과 베를린 필, 도이치 그라모폰의 3가지 조합. 어떤 앨범이든지 믿고 들어도 중 이상은 기본적으로 뽑아내주는 실력이라 그럴지도요.

올 겨울은 이 박스셋과 깊은 관계(!)를 가질 것만 같은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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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더치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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